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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미공개 수채화 한국에 있다

실다움 2008. 5. 15. 10:00
(1). 빈센트 반 고흐 미공개 수채화 한국에 있다
         사망 1개월 전 완성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
         추정가 1000억원…진품 땐 부르는 게 값

불운했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수채화 한 점이 한국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흐의 수채화(템페라) 중 실재와 소재가 파악된 세계 최초의 그림으로 세계 미술계를 진동시킬 만한 ‘대사건’이다.
 
추정가가 1000억원을 넘는 작품, 세계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이 뜻 깊은 명화의 제목은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 1890년 6월에 탄생된 작품이다.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한 달 전 그림으로, 그가 말년을 보낸 파리 근처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절에 그렸다. 고흐의 수채화가 거의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현재를 감안할 때 이 그림이 진품으로 판명될 경우 그 가치는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인,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명화는 그동안 러시아 푸시킨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그림은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서며 리프러덕션(복제품)이라는 설이 제기된 뒤 진위성 여부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고흐 사후 22년 뒤인 1912년 재정 러시아 정부의 공인 아래 복제된 것이라는 게 유력한 학설로 자리 잡았다.
 
"진정한 그림은 한국에 있다"라고 밝히고 나선 소장자 서병수(59)씨가 공개한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은 수채화다. 푸시킨박물관 소장품이 유화인 점과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보통 고흐의 작품 전집 도록에서도 이 그림은 유화로 소개돼 있다.
 
그런데 실체는 아이로니컬하다. 고흐 작품 도록들이 으레 유화로서 푸시킨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며 싣고 있는 이 그림은 어떻게 된 일인지 이번에 서씨가 공개한 수채화다. 붓 터치와 원근법은 말할 것 없고 그림 속의 소재로 등장하는 집의 크기, 창문의 개수 등은 유화와 판이한 반면 수채화 쪽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서씨의 소장품에서는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고흐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아침과 저녁, 청명할 때와 흐릴 때, 기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오묘하게 변하는 색깔과 요철(凹凸)의 변화 앞에서는 천재의 번뜩이는 솜씨와 함께 광기와 고독성마저도 느낄 수 있다.
 
고흐의 작품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일본 국회타임즈는 지난 4월 25일자 4면에서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흐의 수채화 한 점을 동양인이 소장하고 있다. 그 소재지 역시 동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2004년 이 그림의 감정 과정에서 일본의 고흐 전문가 및 문화 관계자들에게 한 차례 공개됐고, 그때 그림의 실 소유주가 한국인이라는 말이 알음알음으로 퍼진 바 있다.
 
올 1월 일본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화가이자 고흐 연구가인 미유 유타카는 이 그림에 대한 인정서에서 "99.99% 고흐가 그린 수채화다. 네덜란드 고흐미술관의 시리얼 넘버에는 유화로 돼 있지만 사실이 분명하면 역사도 바뀌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2). 반 고호의 템파라 - 서병수 “유명 외국 여성에게 선물 받았다”

 


"한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을 뿐이다."
 
서병수씨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살리고 한국이 결코 문화, 특히 미술 후진국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고 싶어서 공개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진품 여부를 놓고 논란이 심할 듯하다.
 
"그렇지 만은 아닐 성싶다. 이미 나름대로 치밀하고 정밀한 감정 과정을 거쳤다. 암스테르담 고흐미술관이 요구한 기준에 맞도록 사진을 찍을 때 들어간 비용만도 텅스텐 필름을 비롯해 1억원이 넘는다.

당시 전 세계에서 감정을 의뢰한 60여 점의 작품 가운데 이 그림만이 통과했다. 그래선지 이미 여러 군데에서 매입 의사를 밝혀 오고 있다. 진품이라고 추정할 만한 근거라고 생각한다."
 
-진품으로 판명된다면 어느 정도 가치가 나갈 것으로 보는가?
 
"이미 미국·유럽 등지에서 뿌리치기 힘든 천문학적 액수로 매입할 뜻이 있음을 밝혀 왔다(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네 자릿수 억대임을 넌지시 비침). 그렇지만 감정 과정에서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문화 후진국이라는 굴레를 벗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
 
"일본은 유달리 고흐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고 연구열이 높다. 동경국제미술관의 ‘해바라기’를 비롯해 모두 다섯 점(개인 소장 두 점 포함)의 고흐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 일본과 고흐의 고국인 네덜란드에서 감정을 받으면서 심하게 말하면 모멸감을 느꼈을 정도다. 그들은 처음 ‘어떻게 한국 같은 데에 고흐의 그림이 있겠느냐’며 반신반의했다. 심지어 일본은 혈안이 되다시피 해 어떻게든 그림을 확보하려 했다. 그림을 다시 한국으로 갖고 나오는 과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일 생각인가?
 
"고흐에 대한 권위 있는 전문가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진정한 평가를 받고 싶다. 그들의 입을 빌려 한국 미술의 저변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 주겠다."
 
-전문가들이 쉽게 움직일 리 없을 텐데 ….

"일본에서 사실을 흘렸는지 얼마 전 미국의 세계적 방송 매체가 취재하고 싶다는 뜻을 알려 왔다. 이제는 비밀로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그만큼 분위기는 성숙했다고 본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올 것이다. 세계 최초로 소재가 분명한 고흐의 수채화 아닌가? 이미 미국 등지에서 나에게 매각을 종용하는 측이 존재하는 데서 그런 계기가 마련됐음은 분명하다."
 
-소장하게 된 경위를 밝힐 수 있는지.
 
"자세하게 밝히기는 곤란하다. 1950년대 말부터 우리 집안에서 소장해 왔다. 집안 어른이 결혼 때 (누구든지 알 만한) 한 외국 여인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소중히 보관하라’는 말과 함께.

그 어른은 오히려 한국 고미술에 관심이 많으셨다. 그래서 (이 그림을) 그것들과 함께 두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4년 전 각종 그림들을 정리하며 발견, 감정을 의뢰한 끝에 생각지도 못했던 세계적으로 희귀한 명화임을 알게 됐다."

 

(3). 템페라화 가격 1000억원대

 

고흐는 생전에 템페라화(수채화)를 185~187점 정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5점 정도가 실재하는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그 실재가 밝혀진 적은 없었다.
 
템페라는 달걀 노른자와 아교를 섞은 불투명 안료를 사용해서 그리는 화법을 말한다. 너무 빨리 마르기 때문에 색을 서로 섞어서 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넓은 의미에서 수채화 범주에 속한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고흐의 작품은 대부분 유화다.
 
최희진씨(월간아트프라이스 편집팀장)에 의하면 고흐의 작품은 소품이라도 100억원대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대부분 미술관에 소장돼있고 개인이 소장할 경우 보유 여부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거의 없다.
 
지금까지 고흐 작품 중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작품은 '의사 가셰의 초상'이다. 199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일본 제지 회사 사장에게 8250만달러(759억원)에 팔렸다. 그러나 현재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1998년엔 '수염 없는 예술가의 초상'이 7150만 달러(657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오광수씨(전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의하면 템페라화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화보다 가격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고흐의 템페라화 경우 그 희소성 때문에 어느 정도 가격이 나갈 것인지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경제원칙이 적용된다면 말 그대로 '부르는게 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래 최고가는 1288억원
 
세계 그림 시장 거래 최고가는 잭슨 폴록의 '넘버5 1948'이다. 2006년에 1억 4000만 달러(1288억원)라는 천문학적 가격에 멕시코 금융업자에게 팔렸다.

2위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다. 화장품 회사 에스티 로더 회장이 1억 3500만 달러(1242억원)에 구매했다.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은 2004년에 1억 416만 달러(958억 2720만원)에 소더비경매에서 팔렸다.
 
국내 경매 최고가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로 올해 5월 서울옥션경매에서 45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

 

(4).  진위논란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 세 그림 비교

 

서씨의 소장품(사진 1)과 '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민길호·학고재·2000년)에 나오는 그림(사진 2)은 완전히 일치한다. 이 책은 이 그림이 푸시킨박물관에 소장된 유화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실상은 서씨의 소장품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1
▲사진2
반면 푸시킨박물관에 소장된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사진 3)은 다소 달라 아마추어라도 판별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가장 오른쪽 집을 보면 사진 1과 2에 비해 3은 거의 윤곽만 나와 있고 창문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사진3 
또 왼쪽 집은 상대적으로 크게 나와 있다. 마차 바퀴살에서도 차이가 있다. 사선으로 그린 1과 2에 비해 3은 직선에 가까운 열십자 형태로 겹쳐 있다.

 

(5). 아무도 몰랐던 보물이 우리 집에 있다면?

 

워너 로의 단편 '세계를 속인 남자(The Man Who Fooled the World)'에는 타히티에서 우연히 폴 고갱의 진품 그림을 손에 넣은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이 그림을 스스로 모사해 평생 동안 사기 행각을 벌이지만, 정작 고이 감춰 두었던 진품은 어린 아이의 오해에 의해 사라져 버린다는 이야기다.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보물이 벽장 구석이나 창고 저 아래켠에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있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이야기는 수많은 창작자들의 영감을 자극했다.

이런 보물들은 골동품일수도, 예술 작품일수도, 보물 지도일 수도 있다. 최근 개봉작인 '트랜스포머'에서도 주인공이 갖고 있던 할아버지의 금간 안경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을 수 있는 비밀을 담은 보물이었다는 설정이 나온다.
 
국내에서 발견된 고흐의 그림(물론 아직 100% 진품으로 공인받은 것은 아니라지만)은 그야말로 픽션이 무색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흐의 작품이기만 하면 1000억원대를 호가한다는 마당에 유화도 아니고 더욱 희귀한 템페라화라서 그 가치를 짐작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 더구나 그 주인이 최근까지도 그 가치를 몰랐다는 점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도 가슴이 뛰게 한다. 특히 저 먼 유럽에서 그려진 그림이 어떤 인연으로 50여년전에 한국에까지 들어오게 된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내 집 안에서 엄청난 복덩이가 숨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꿈을 꿀 때 누군들 유쾌해지지 않을까.

KBS 1TV '진품명품'에서 귀 떨어진 도자기가 수천만원대의 명품으로 평가받을 때,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스타들의 애장품이 미처 모르고 있던 고가품으로 드러날 때면 자연스럽게 탄성이 흘러 나온다.
 
이런 즐거움은 한국인들만의 것은 아니다. 역사가 비교적 짧은 미국에서는 몰라도 영국에는 '다락방의 현찰(Cash in the Attic)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국내에서도 BBC 월드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이 시골 집 벽장 속을 뒤져 찾아낸 물건들을 팔아 돈으로 챙겨 주는 내용으로 영국에서 인기 폭발이다.
 
물론 이런 기대를 진지하게 할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늘 착하게 살아왔지만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어느날 하느님에게 진지하게 따졌다. "이렇게 매일 기도하며 사는데 왜 한번도 복을 주시지 않는 겁니까?" 그러자 하느님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뭘 해야 도와주든가 하지. 최소한 로또라도 사야 할 것 아니냐." 뜻밖의 대박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면 우선 먼지 앉은 다용도실 정리부터 해보자. 아니면 시골 부모님 댁이라도 오랜만에 찾아가 보든지.
 
중앙일보 송원섭 기자 [blog.joins.com/fivecard] 2007/07/07.

 

(6). 고호를 回想하며.

 

파리 생라자르역에서 풍두아제까지 간 뒤 교외선으로 갈아타고 조금만 더 가면 자그마한 시골마을이 하나 나타난다. 주민이 불과 5천명에 불과한 그 마을의 이름은 오베르 쉬즈 우아즈. 우아즈 강가에 있는 오베르 마을이란 뜻이다. 인구도 적고 볼품없는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을 천천히 걸어보면 자연스레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마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소박한 시골 성당이다. 그런데 천년의 오랜 세월을 견디는 동안 약간 삐뚜름해진 성당의 지붕선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풍경이다. 왜 그럴까.

성당 뒤편 오솔길로 올라서면 그 이유가 더 확실해진다. 가운데로 뻗은 오솔길 양쪽의 넓게 펼쳐진 밀밭과 끝없이 이어진 파란 하늘. 오솔길의 왼편에 세워진 안내판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그 풍경에서 하나의 그림이 떠오른다. 바로 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란 그림이다.

그렇다. 이 작은 마을은 고흐가 37년간의 불꽃같은 생을 마감한 곳이다. 그가 이 마을에 머문 날은 죽기 전의 70일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무려 10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오후 9시까지 붓을 잡고는 하루에 1~2점씩을 그려낸 것이다.

▲ 1889년에 그린 고흐의 자화상  ⓒ
1890년 7월 27일,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고흐는 그날도 한 점의 그림을 완성했다. 그리곤 권총으로 자기 가슴을 쐈다. 피를 흘린 채 하숙집으로 온 고흐는 이틀 뒤 동생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죽는 순간처럼 고흐의 삶 자체도 극적인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가 태어나기 1년 전 빈센트 윌렘이라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 그 후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부모는 똑같이 빈센트 윌렘 반 고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즉, 고흐는 사산한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고 태어났다.

화구점 점원 생활을 거쳐 신학 공부를 하다 뒤늦게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고흐는 누구보다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작품을 팔아 작가로서의 생활을 꾸려가는 것이 그의 소박한 소망이었지만, 일생 동안 팔린 작품은 단 한 점뿐이었다. 그것도 그를 안쓰럽게 여긴 동생 테오가 다른 사람을 시켜 사준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를르에서 자화상을 그렸는데 고갱으로부터 별로 닮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 고흐는 자신의 귀를 싹둑 잘라버렸다. 그 잘린 귀를 창녀에게 건네줬다가 고흐는 결국 정신병원 신세까지 지기도 했다.

이처럼 극적인 삶을 살았던 고흐의 작품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 50여 년 전부터 소장되어 있었다는 극적인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물론 아직 100% 진품으로 공인받지는 못했지만, 소장자가 그간 진행한 감정 결과와 상황으로 볼 때 사실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고흐의 그림은 템페라화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고흐의 그림은 대부분 유화였다. 고흐도 생전에 템페라화를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그 실재가 밝혀진 적은 없다.

유화는 1434년 네덜란드의 화가 얀 반 에이크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는 불포화지방산인 아마인유를 사용해 정교한 붓질이 돋보이는 유화 기법을 완성시켰다. 불포화지방산은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굳어서 단단한 도막을 형성한다. 그 때문에 얀 반 에이크는 불포화지방산을 물감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 이전에 불포화지방산의 역할을 한 물질은 달걀 노른자였다. 하지만 달걀노른자는 너무 빨리 마르기 때문에 색을 서로 섞어서 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유화가 보여주는 정교함을 표현하기에 부족했는데, 이처럼 달걀노른자와 아교를 섞은 불투명 안료를 사용한 화법을 템페라라고 한다. 넓은 의미에서 수채화 범주에 속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었다는 고흐의 작품도 오베르 쉬즈 우아즈 시절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을 마감하기 한 달 전, 왜 그는 템페라화를 그렸을까. 또 어떻게 해서 이 먼 동양의 한 가옥에 우리나라의 고미술 작품들과 뒤섞여 있게 된 것일까. 불현듯 칼 세이건이 지은 소설 ‘콘택트’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이 생각난다.

“그건 이미 여기 있었다. 모든 것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걸 발견하기 위해 내가 사는 행성을 떠날 필요는 없다.”

 

까마귀가 나는 밀밭 [Wheatfield with Crows]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의 작품.
작가 고흐
종류 캔버스에 유채
크기 50.5×103㎝
제작연도 1890년
소장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고흐의 1890년 작품으로, 암스테르담의 반고흐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그림은 1890년 7월 생의 마지막 주에 그려져 흔히 고흐의 마지막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까마귀와 곧 폭풍우가 들이닥칠 듯한 검푸른 하늘 등의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었다. 고흐의 작품 중 몇 안 되는 대형 작품으로, 고흐는 오베르에서 보낸 인생의 말기에 옆으로 긴 새로운 규격의 그림을 시도하였다.

고흐는 바람에 흔들리는 밀밭을 자주 그렸다. 이 그림에서 밀밭은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매우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고, 시커먼 구름이 하늘을 온통 뒤덮고 있다. 지평선 너머의 검은 하늘에는 두 무리의 흰구름이 보이고, 먼곳에서부터 그림 가운데까지 까마귀떼가 날아가고 있다. 또 세 갈래로 구불구불한 길이 나 있는데, 가운데 있는 길은 밀밭 사이를 가르며 지평선 쪽으로 뻗어나간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폭풍의 하늘에 휘감긴 밀밭의 전경을 그린 이 그림으로 자신의 슬픔과 극도의 고독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즉, 지평선이라는 드넓은 전망과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처럼 사납게 일렁이는 대지, 거기에 까마귀가 활개를 치며 날아가는 불안한 화면을 통하여 인간 영혼의 고독과 슬픔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1)


 

그림 2] Beach at Scheveningen in Stormy Weather, Oil on canvas on cardboard. 34.5 x 51.0 cm. The Hague: August, 1882. F 4, JH 187

 

그림 3] The Fields, Oil on canvas, 50.0 x 65.0 cm. Auvers-sur-Oise: July, 1890. F 761, JH 2120


 

그림 4] Wheat Field Under Clouded Sky, Oil on canvas. 50.0 x 100.5 cm. Auvers-sur-Oise: July, 1890. F 778, JH 2097


 

그림 5] Wheat Fields at Auvers Under Clouded Sky, Oil on canvas, 73.0 x 92.0 cm. Auvers-sur-Oise: July, 1890. F 781, JH 2102


 

그림 6] Daubigny's Garden, Oil on canvas, 53.0 x 103.0 cm. Auvers-sur-Oise: July, 1890. F 776, JH 2104



 

그림 7] The Pieta(after Delacroix), Oil on canvas, 73.0 x 60.5 cm. Saint-R?y: May, 1890. F 630, JH 1775

그림에서 암시하는 죽음은 단지 사라짐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닌, 십자가 부활로써 상징되는 새로운 세계로의 부활을 의미한다. 고흐는 더 이상 세상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 수 없음을 느꼈지만,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나은 생명을 얻기 위해 다른 세상으로 향하고 싶었던 것이리다. 죽음 - 재생 - 환생의 진행은, 땅에 씨가 뿌려져 싹을 맺고 자라나는 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그림에서 보여지는 죽음과 생명의 모순적인 상징은 새로운 삶을 위한 - 현세의 삶은 아닐지라도.. -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8). 세계미술계 큰손들 “한국 고흐그림, 3000억에 사겠다”

       
         러시아 부호, 3000억원 안 아깝다
         미국 미카도펀딩, 중국 투자회사, 중동 왕실도 구매 의사


세계 최고가다. 물경 3000억원이다.

불운했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진기한 템페라(수채화) 작품으로 한국인이 한국에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은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이 세계 미술품 '큰손'들로부터 천문학적 금액을 제시받고 있다.

1억 6000만 달러(약 1500억원)~3억 달러(약 2800억원), 그야말로 믿기 힘든 금액으로 '구애'의 정도를 쉽게 느낄 수 있다. 고흐의 템페라 가운데 실재와 소재가 파악된 세계 최초의 그림으로 당초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됐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3억 달러도 아깝지 않다"며 선뜻 구입 의사를 밝히고 나선 이는 러시아의 한 부호다. 아직 이름까지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독일의 한 대리인을 통해 소장자(서병수) 측과 접촉, 강한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이 부호는 "(만나서 상담할 수 있는) 일정을 잡아 달라.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라고 할 만큼 적극적이다.

또한 이 작품이 워낙 가치가 높아 언제 팔릴지 모르는 점을 우려해서인지 2007년 9월 12일 보낸 메일에서는 "10일 동안은 팔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 달라"고 요구했다. 서병수씨 측은 "무리한 요구"라며 대신 최우선권을 주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러시아 측에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구입하고 싶은 뜻을 밝힌 곳은 중국의 한 투자회사다. 이 회사가 제시한 금액은 13억 위안(1600억원)이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합작 의사를 타진하며 합작의향서를 보내 왔다. 베이징역 앞 개발에 함께 참여하자는 것. 서씨 측은 이 제안에 대해 "합작 투자는 생각이 없다"며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중동의 한 부국 왕실도 구입 경쟁에서 전혀 뒤질 생각이 없다. 이 왕실은 한국의 지인을 통해 서씨 측과 만나 구입 의사를 밝혔다. 구체적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금액에 구애되지 않고 잡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국왕의 동생을 보내 협상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미국의 미카도펀딩그룹도 구매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그룹은 스웨덴의 이케아그룹과 손잡고 1억 6000만 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 일본 최고 수준의 박물관 두 곳을 갖고 있는 굴지의 기업인 브리지스톤과 세이부그룹도 큰 관심을 갖고 사람을 보내 구입을 타진하고 있다.

한편 서씨는 "아직까지 한국에 남겨 한국인의 긍지를 살리고 싶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 돈에 흔들리지 않고 신중하게 협상을 진행하겠다. 천하의 명품을 간직할 수 있는 진실된 사람에게 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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