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바이올린 역사에서 지네트 느뵈(Ginette Neveu 1919~1949)는 가장 아깝게 요절한 천재로 기록되고 있다.
1919년 파리생인 그녀는 천부적 재능으로 11세 때 파리 음악원에 입학, 불과 8개월만에 1등상을 받고 졸업했다. 그 이듬해 빈 콩쿠르에서 칼 플레시에게 인정을 받아 4년 동안 이 거장의 지도를 받고 1934년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에서 27세의 오이스트라흐를 제치고 우승하였다.
그후 서유럽과 미국에서 뮌슈, 카라얀과 협연 및 오빠 쟝의 피아노 반주에 의한 독주회로 격찬을 받았다. 1946년 런던에서 그녀의 베에토벤 협주곡을 듣고 엘리 자베드 여왕이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풍부한 감수성에 정신과 기교를 격렬한 정열로 응집시키는 연주는 늘 청중을 열광케 했다. 또한 다양한 음색과 비브라토, 명석한 음계 설정으로 프랑스적 우 아함과 서정적 표현에도 뛰어난 수완을 보였다.
그러나 1949년 10월 27일 3번째 미국 여행을 위해 그녀를 태운 비행기가 아조 레스 제도의 산에 충돌하여 오빠 쟝과 함께 비극적 죽음을 당했다. 그녀가 죽지 않았다면 크라이슬러나 티보 정도의 명인이 되었으며 20세기 후반의 바이올린의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바이올린과 함께 불꽃처럼 살다가 30세란 짧은 생애를 비행기 폭발의 섬광과 함께 종지부를 찍은 그녀의 시선은 파리 교외 쇼팽 무덤 근처에 안장되었다. 그녀를 기념하기 위해 파리엔 그녀의 이름을 붙인 거리가 있다.
그녀가 남긴 음반 중 도브로벤, 주스킨트/필하모니아 O와 협연한 브라암스,시벨 리우스 협주곡이 훌륭하다. 오빠 쟝의 반주 아래 드뷔시 소나타, 라벨 찌가느 관현악 반주의 쇼송 <시곡>이 수록된 음반 (EMI 46~48)은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영혼의 불꽃, 정열의 연소가 담겨진 그녀의 대표적 녹음으로 길이 그 빛을 잃지 않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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