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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과 함께 동물원에 전시되었던 피그미족 남성

실다움 2008. 5. 29. 01:30

오랑우탄과 함께 동물원에 전시되었던 피그미족 남성

 


약 100년 전 미국 동물원의 영장류 우리에 오랑우탄과 함께 '전시'되었던 '사람'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사람으로서 동물원에 전시된 채 관람객을 맞아야했던 비운의 인물에 대한 사연은 지난 4월 말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보도된 후 해외 인터네 사이트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안타까움을 유발하고 있는 중이다.

콩고 피그미족 남성 '오타 벵가'는 1880년대 생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는 1904년 아프리카 콩고 전쟁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잃었고, 이후 미국으로 팔려오게 된다. 벵가는 1906년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의 원숭이 우리에 '전시'되게 되는데, 당시 동물원 관계자들이 인간이 영장류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을 관람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이 같은 전시를 기획했다는 것이 언론의 설명.

벵가는 동물원의 원숭이 우리에서 한동안 거주했으며,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언론은 전했다. 오랑우탄, 원숭이 등에게 먹이를 주는 일 등을 했으며, 잠 또한 우리 한 쪽에 마련된 그물침대에서 원숭이들과 함께 잤다는 것. 벵가의 키는 약 150cm였으며 체중은 46kg이었다는 것이 당시 동물원 전시 안내장에 소개된 기록이다.

하지만 이 전시는 인종차별 논란 등 당시에도 큰 비판에 직면했고, 이후 벵가는 동물원을 떠나 미국 버지니아주 린티버그의 담배 공장에 취직했다. 사다리를 이용하지 않고도 담배 공장의 굴뚝에 올라가 업무를 처리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기도 한 벵가는 32살이었던 1920년 32살의 나이에 권총 자살로 삶을 마감했는데, 숨지기 전 피그미족 전통 댄스 및 종교 의식을 거행했다는 것이 당시의 기록.

고향인 아프리카를 떠나 미국 동물원에서 원숭이와 함께 전시되었고 이후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벵가의 삶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것이 대다수 네티즌들의 의견.

(사진 : 동물원에 '전시'되었던 오타 벵가)

김경훈 기자